사도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어떤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에베소 장로들을 청해 마지막 당부의 말을 남길 때에도 바울은 그들을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었다. 성령께서는 21장에서도 두 번이나 다시 확증을 주신다 (4절, 10-11절). 하나님의 계획은 확정적이다.
말씀을 통해 주시는 첫번째 깨달음은 하나님께서는 그 분의 계획을 사랑하시는 이들에게 미리 알려주신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가 기대하는 좋은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미리 알리신다.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에게 임한 하나님의 말씀에는 가감이 없다. “...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 (22:2). ‘일단 그 산에서 이삭과 함께 만나자, 그 다음은 나중에 알려줄게’라고 하지 않으시고, “네 아들을 거기서 번제로 바치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주님께서도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을 미리 알고 계셨다. 그래서 괴로움 가운데 이 잔이 지나가기를 기도하기도 하셨다.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시라” (요 14:21).
두번째, 하나님의 뜻이 분명할 때에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전적 순종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결정을 내리셨다. 바울에게 여러 형태로 알려주기까지 하지 않으셨는가. 결정은 끝났다. 이제는 실행만 남은 셈이다. 실행의 단계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왜”라고 묻는 것이 아니다. 다른 좋은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아니다. 순종하는 것, 속된 말로 “까라면 까는 것”이다. 이는 14절의 제자들의 기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라는 기도는 사실 기도자의 의지를 담는 기도이다. “이제 주님의 뜻을 정확히 알았습니다. 우리가 가서 그 뜻을 위해 살겠습니다. 우리를 통해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기도자들이 가진, 실행에 관한 강력한 의지가 이 기도에 들어 있다. 그래서 이 기도는 결코 가볍지 않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고 기도하라 가르쳐 주셨다. 우리는 하늘의 뜻을 이 땅 가운데 이루는 천국의 야전 수색대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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